[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

누가 그랬더라 나폴리를 보고 죽으라고?

그런데 여행 떠나기 전부터 소매치기와 좀도둑이 많기로 평판이 엄청 안좋아 있었다.

그리고 로마에서 나폴리갔다온 다른 여행객들이 한결같이 나폴리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엄청나게 주의를 주길래 나랑 제니스는 아침부터 초긴장을 하고 떼르미니에서

나폴리 중앙역까지가는 기차를 잡아탔다.

2 등석 기차라서 불안해 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아주 양호했다.

그리고 같이탄 승객들은 생각보다 친절했고 다들 서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나와 제니스 옆자리에는 노부부가 앉았는데 Bruno와 IVANA라고 했다.

나폴리 가기전에 Fondi-Spelonga 라는 해안에 자전거를 타러 간다고 한다.

60이 다된 노부부가 해안에 자전거를 타러가다니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하기 힘든일이다.

나는 그들의 건강한 미소와 아직도 젊어 보이는 삶에 대한 태도에 매료되었다.

저렇게 다정하게 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드디어 위험하다고 악명 높은 나폴리에 도착했다.

나폴리 중앙역은 듣던대로 엄청난 소음과 지저분한 거리로 중무장되어 있었다.

나와 제니스는 일정을 바꾸어 나폴리를 잠깐 건너 뛰고 쏘렌토행 국철을 잡아탔다.

나폴리는 쏘렌토에서 카프리 아말피를 보고나서 다시 오기로 했다.

기차안에는 완전 시장바닥이다.

우리처럼 나폴리가는 여행객들이 정말 많다.

케리어에 앉아 30여분을 가니 쏘렌토에 도착했다.

[ 쏘렌토의 레몬주를 맛보며...(혀끝으로 느끼는 여행의 묘미란!) ]

간이역 같은 쏘렌토 역에 내리니 영화에서나 보던 휴양지의 한가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Bar 에 들어가 고픈배를 채우고 숙소를 찾아 다녔는데 비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할아버지가 Backpacker's house 가 모여있는 거리를 알려주었다.

OSTELLO라는 숙소에 도착하니 4명이 한방을 쓰는데 일인당 20유로라고 했다.

일단 짐을 풀고 쏘렌토의 해변을 찾아나섰다.

쏘렌토 거리엔 가로수에도 레몬이 주렁주렁 메달려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가면 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는거와 마찬가지인것 같다.

가는길에 즐비한 기념품가게와 아기자기한 스토아들이 우리 눈길을 붙잡았다.

쏘렌토는 레몬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레몬주와 레몬초콜렛,레몬젤리등을

직접 만들어서 파는 가게가 눈에 띄었다.

쇼핑거리를 지나 Marina Grante 해변으로 향하는데 아무리 걸어도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1시간 반정도 걸었는데 겨우 바다가 가까이서 보이기 시작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돌아오는 버스표를 사고 버스 시간을 기다리다가 좁은 골목길 사이로

Romans's Ruin이라는 곳이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았다.

가는 길에 약간(?) 노숙자같은 이탈리안을 만났다.

아주 좁은 골목에 띡 나타난 서양인이라니 그리고 그곳은 인적이 드문 곳 아닌가.

결국 그 이탈리안이 말을 시키고 이상하게 접근하는 바람에 나랑 제니스는

애써 태연을 가장하면서 거의 뛰다시피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다.

거의 줄행랑 수준 --;;

버스까지 쫓아온 그 이탈리안이 무임승차를 한채로 우리에게 말을 시켰다.

여행하면서 이런일이 비일비재할텐데...

상대적으로 눈에 팍 띄는 동양인이니 호기심에 말을 걸어보고 싶은건 이해가

되지만 타국에선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잠깐 막간을 이용해서 무임승차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넘어갈까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대도시는 거의 대부분 버스카드를 이용하거나 잔돈으로

버스비를 지불한다. 하지만 여기 이딸리아에서는 1유로짜리 버스표를 사야하는데

개표를 하지 않고 무임승차하거나 아예 표조차 사지 않는 것도 은연중에 가능하다.

물론 발각되면 50유로를 벌금으로 물어야하지만..

인간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보니 정 급하면 한번쯤 무임승차를 하는것이

허락되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

르네상스가 로마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 그 사상이 아직도 뿌리깊이

남아있는 것 같다.

길을 건널때 차들이 알아서 서거나 비껴가는 모습이 처음엔 이해가 안되었는데

앞서 말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그네들의 문화를 느끼고 이해해 보는 것이 정말 큰 소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카프리는 새 하얀집과 에메랄드 빛 바다로 반짝이고 있다.]

쏘렌토에서 20여분만에 카프리에 도착했다.

선착장에 내려서 등산열차를타고 몬테카를로 언덕에 올라가서 전망을 내려다고보

카프리 해안으로 걸어내려갔다.

역시나 해안으로 가는 길은 멀었지만 아침새소리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새하얀집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동안 감상했다.

해변에 도착하니 자갈밭이 있었고 버다에는 크루즈 유람선이 한가롭게 떠있었다.

기념으로 촬영을 하고나서 뷰를 감상하고나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버스타고

다시 내려가는 산악열차를 타러 갔다.

아침에 한산하던 카프리 쇼핑거리에 인파가 많이 있었다.

조금 부지런했던 덕분에 일찍 카프리꼭대기에 올라가본 것이다.

사실 푸른 동굴이 유명하다고 해서 마음으로는 가보고 싶었으나

일정과 비용상 포기하고 그냥 내려왔다.

그래야 여운을 남기고 다시 와 볼 테니깐.^^

물론 이태리 전반적으로 마찬가지지만 카프리엔 유난히 소형차가 많았다.

마티즈가 커보이다니 말다했지.

덩치큰 유럽사람들이 장난감같은 차를 타고 다니고 트럭도 꼭 경운기 같은 걸

몰고다니는 걸 보면서 저런것이 실용성이고 또 덜 인간을 위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에 들어가는 아말피해안으로 향하다.]

National Geographic 사진가가 추천한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 50군데 중에

하나가 아말피 해안이다.

도데체 얼마나 좋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또 아말피에가서 나폴리에 바로 배타고

들어갈 생각으로 아말피행 SITA버스를 탔다.

1시간동안 버스앞에 줄서서 탄 보람이 있었다.

버스로 절벽에서 내려다본 아말피 해안은 정말 잊지 못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물론 겁이 많은 나는 버스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질까봐 과도한 상상과 기우에

시달리면서 버스 손잡이를 꼭 잡고있어야했지만 말이다^^;

한국배낭여행객들이 잘 안가보는 곳 중에 하나가 아말피라 하는데

추천해주고 싶다.

아말피 해안을 따라 버스로 아름다운 광경을 감상하고나서 아말피 해안에서 선탠이나

쇼핑을 즐기면서 망중항을 보내고 바로 쏘렌토나 나폴리로 가는 루트도 좋을것 같다.

[ 아무튼 보고 죽어야 할 나폴리에 도착하다.]

아말피에서 나폴리행 직행 배를 타고 나폴리 항에 도착했다.

세계 3대 미항의 면모를 확인하기도 전에 나와 제니스는 숙소를 찾아

헤맬일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트램을 타고 도착한 나폴리 중앙역 맥도날드에서

어제아래 같은 민박에서 묵었던 한무리의 여행객들을 만나서

나폴리의 민박집을 소개받았다.

하도 강추를 해서 믿고 들어왔는데.

정말 추천할 만했다.

일단 음식이 정말 푸짐하고 게다가 맛있고 마음까지 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숙소도 널찍하고 깔끔했다.

옥실도 시설좋고 간단한 빨래까지 가능하니 천국이 따로없다..

한국인 민박에 대해 엄청난 실망을 격었던 상처받은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역시 경험이란 중요하고 편견이란 버려야 할것.

여행다니면서 매일 한무더기의 편견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


- 유럽에서 나무가 전하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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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 일찍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다.

전날 케리어를 사러 강남터미널에 갔다가

인천공항버스 직행 타는 곳도 알아두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일찍 일어나서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오버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제니스가 오기를 기다리기 심심해서

공항네에 인터넷까페에 가서 블로그를 확인하니

고맙게도 여행 잘 다녀오라고 메세지를 남긴

지인들이 몇있다.

즐거운 일이다.

블라블라블라 몇마디 잘 갔다오겠노라고 남기고

블로그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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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니스를 만나다.


여권을 보여주니 전자항공권을 발권해주었다.

출국 수속을 밟으려고 하는데 연필깍기 칼을

가방에 집에 넣고 왔다는 사실이 내심 찔렸으나

왠걸 검색대를 아무 탈 없이 잘 빠져나왔다.

아니 이렇게 허술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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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행 비행기를 타다.


루프트한자의 메인 색깔은 노란색이고

마크는 오백원짜리 동전에 박힌 학이다.

학의 우아한 날개짓 마냥 기류가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이륙을 부드럽게 했다.

독일 승무원은 딱딱하겠거니 했던 편견은 정말

편견이었음을 확인했다.

내가 앉은 자리의 라인을 왔다갔다하면서

서빙을 하던 스튜디어스의 부드러운 미소와

친절함에 반했다.

오히려 같이 서빙하는 우리나라 승무원 언니(?)들의

표정이야 말로 사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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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랑크푸르트 공항에서 트랜짓을 위해 기다리다.



프랑크 푸르트에 도착했는데 독일에 대한

첫인상이라는게 생각보다 시시했다고 하면

이상할까?

프랑크푸르트에서 트랜짓을 위해서

3시간가량을 기다리면서 면세점도가고 공항이곳저곳을

둘러보는데 뭐랄까 활기가 없다고 할까?

다들 시큰둥한 표정에 스토아에 장사도 그리

잘되는 편이 아닌 모양이었다.

아무튼 프랑크푸르트 마인 공항의 천장도 낮고

조명도 약하고 잠자기 딱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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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로마로 in 하다.


와우 길고긴 11시간의 비행에 1번의 트랜짓을 거치고

로마에 떨어졌다.

출국심사도 없이 짐만 찾아서 뿔뿔이 흩어지는 승객들이

인상적이다.

로마의 피우미치노 공항은 일명 레오나르도 다빈친 공항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예술적인 오랜지색깔의 ROMA 싸인이

눈에 딱 박힌다.


HELLO!!!!!!!!!!!! THERE!

크게 소리쳐주고 싶었지만

현지시각 12시가 다되었음을 인지하고 그만두기로했다.

떼르미니 역까지 기차가 끊기고 로마 시내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택시뿐이다.

일명 삐끼라고 하지 몇명의 이탈리안 택시삐기아저씨들의

꼬심에도 불구하고 제니스와 나 꿋꿋하고 공항 로비에

케리어랑 배낭을 이어서 연결하고 배낭을 베게삼아

잠을 청했다.

대 학 생 도 아니건만 완전히 노숙이다!

ㅋㅋㅋ

처음부터 어디 화려한 여행을 꿈꾸었더냐.

아직 피가 젊은데 무엇이든 못하랴..

사실 말은 지금 이렇게 하고 있지만 그날밤

무지무지 힘들게 잠을 잤다.

띄엄띄엄 우리처럼 공항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과 한마디 대화도 없이

멀뚱멀뚱 서로 처다보다가 그냥 다들 제갈길로

잠의 나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고는 어느새 새벽5시가 되었다.

아침이 밝은 것이다.

아침..!

어느때와 다른 아침 아닌가.

여기는 집도 아니고 회사도 아니고 서울도 아니고

부산도 아닌 로마라는 사실을 신선한 공기를 처음마시는

사람처럼 세포 구석구석이 확인시키려는 듯 각인시키고

공항화장실에서 간단히 양치질만 하고

에어포트와 연결된 기차역으로 갔다.

피우미치노 공항의 역은 뭐랄까.. 아무 신선한 아침이랑

어울리는 글라스로 만들어져 있고 천장에는 새들이

찍찍거리면서 날아다녔다.

새가 세상에 내가 지금 역에서 새소리를 듣고 있는구나!

수녀님 몇분 , 흑인여자 그리고 이탈리안 사람 몇명이

우리처럼 첫차를 기다렸다.

아까 공항 대합실에서 같이 노숙한 사람들도 보인다.

무려 9.5유로나 하는 기차표를 끊고 개찰을한 뒤

기차에 올랐다.

서서히 움직이는 기차 않에서 충혈된 두눈을 비비면서

창밖을 보니 아직은 이국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그냥 초록 들판에 간간히 눈에 띄는 DAEWOO , SSANGYOUNG 등

한국기업 간판이 보인다.

약간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는데 서서히 고풍스러운 아파트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창밖에 화분을 가져다가 놓는 것이 이내들의 취향인 모양이다.

기차 레일 주위에 아무렇게나 핀 들꽃들의 환상적인 피어남과 함께

오래된 아파트 벽에 가로로 누워 핀 꽃들과 화분들이

더없이 평화로운 아침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때 유럽영화를 밥먹듯이 보면서 유럽을 엄청나게 동경했던

나에게 이런 광경은 아련한 향수 같은 것을 불러일으켰다.


서서히 떼르미니 역이 다가 오고 있었다.

아니 우리가 떼르미니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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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첫날 바티칸 투어하다.


어제는 가이드와 함께 바티칸 투어를 했었다.

바티칸 시티 자체에 워낙 볼게 많기 때문에

가이드 없이 혼자 보면서 이해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풍부한 배경지식이란게 얼마나 다른 시각을

제공해 주는지 모른다.

최후의심판을 보면서 예수의 12제자중에

한명의 껍질에 미켈란 젤로가 자신의 얼굴을

자화상으로 그려 놓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섬뜩하다기 보다.

연민의 정이 일었다.

위대한 예술가의 고통과 함께 끊임없이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마음에

와 닿았다.

교황의 명에 따라 베드로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면서 자신의 천재성을 붙태웠건만

남는건 아무것도 없는 껍데기가 되어 버린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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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둘째날 로마시내 투어하다. 이번에는 가이드 없이.

아니 완전히 나혼자서..


사실 혼자 다닐 생각은 아니었다.

아침에 콜로세오로 갔는데 나는 어제 밤에 야경으로 바라본

콜로세오로만 만족하고 낮 입장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니스 혼자서만 들어가고 나는 이동 폴리스 오피스옆에

앉아서 제니스가 다 둘러보고 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포로 로마노 쪽으로 올라가다가 BAR에 들러서

나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토마토앤치즈가 적당히 잘 들어간 평범한 샌드위치와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를 한잔 시키고 또 새소리를 들으면서

노천 테이블에 앉았다.

로마에서 새소리 참 많이 듣는구나 아침부터...하는 생각을하면서

차를 마시면서 조용한 아침시간을 음미하다가

약속시간이 다되어서 제니스를 만나로 다시 콜로세오로 향했다.

콜로세오에서 손을 흔들면서 30분더 보겠다고 손가락 암호를

보내길래 용하게 잘 알아듣고는 로마의 무진장 쏱아지는

아침햇살을 즐기면서 기분 좋게 앉아서 광관객들을 구경했다.

이제 제니스가 콜로세오를 다 둘러보고 나와서 콜로세오 위에서

바라본 팔라티노 언덕의 장관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나도 들어가볼걸 하며 약간 아쉬워 하다가 맛있는 커피를 먹었다는

사실에 만족하면서 팔라티노 언덕으로 향했는데

여기서 댕...

콜로세오랑 팔라티노언덕은 표한장으로 동시에 두군데를 다

이용한다고 한다.

다시 8유로 주고 표를 사면 아까우니 콜로세오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제니스는 이미 표를 들고있어서 길고긴 표줄에 상관없이

팔라티노 언덕에 나보다 먼저 들어갔다.

나는 거의 1시간이나 기다려서 팔라티노 언덕에 들어갔는데

내가 들어가자 마자 제니스가 팔라티노언덕에서 나온모양인지

둘이 길이 엇갈려버린 것이다.

럴수럴수이럴수가..............

처음엔 이산가족이라도 된거처럼 슬퍼하다가

그것도 잠시 여행의 묘미는 이런데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

다시 원기를 회복해서 걸어다녔다.

포로 로마노 갔다가 베메치아광장가서 엠마누엘라 2세 기념관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스페인광장으로 향하는 길에 크고 작은 상점들에

들어가서 물건구경하고 또 슈퍼까지 들러 고픈배를 요커트로 채우고

또 걸었따.

트레비 분수엔 어제 밤보다 더 많은 인파들이 모여있고

쇼핑거리는 거의 명동수준이다. 아니 더하다.

난 처음에 무슨 대모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그 많은 인파가

대부분 관광객이었다.

열심히 가다보니 익숙한 명품브랜드들이 속속 나타났다.

구찌,페레가모,헤르메스.......등등등.......

일본인 관광객들은 정말 자기 덩치보다 큰 명품가방들을

들고 다니면서 쇼핑에  몰두하고 있었다.

난 휴대폰 매장을 발견하고서 호기심에 또 들어가보았다.

소니에릭슨보다 삼성폰이 거의 두배가까이 가격이 높았다.

근데 안타까운 것은 유럽애들이 우리만큼 휴대폰에 죽고

못사는 성격이 아닌것 같다는 사실.

휴대폰 매장도 몇군데 안보인다.

대신에 패션의 나라 이딸리에 걸맞게 온 전신에 옷가게다.

그것도 예사롭지 않은 예술적인 영감을 팍팍 발산하면서

관관객을 손짓하는데 어디 안들어가 불 수 있겠나.

홀린 듯 들어가서 머리속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격이랑

비교해 가면서 옷이 여기가 더 싸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밀라노가서 몰에가면 괞찮은거 하나 살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Anyway...

쇼핑에 관한 이야기가 길었다.

스파엔 광장 바로 옆에 스파그나 역 메트로가 있었다.

버스정류장을 좀 지나온 관계로 그냥 지하철을 타기로

하고 지하철에 몸을 던졌는데........

어제 바티칸가는 길에 아침에 느꼈던 공포감보다

몇배는 더 심한 공포가 밀려오는 것이다.

이딸리아는 메트로가 위함하고 더럽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사람이 많고 시스템이

좀 이상하다.

아무튼 1유로를 내고 티켓을 뽑으려고 기계앞에서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왠 멀쩡(!!!)한 이딸리아 남자애가 오더니만

자기가 표를 뽑아 주겠다면서 1유로를 달란다.

어떨결에 주었더니 진짜로 기계를 작동시켜서

표를 뽑아주는데 자기도 표를 뽑게 1유로를 더

달란다.

이런 이거 무슨 수작인가???

난 That was the last one.

I don't have any change. 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그랬더니 떨어지는 거다.

아무래도 순진한 소매치기가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그때부터 지하철역에서 복대와 목걸이 지갑을

부여잡고 신경을 바짝세워서 지하철을 탔는데

이건 정말 웃긴다.

지하철 문이 한쪽은 열리고 한쪽은 안열린다.

퇴근길인지 승객은 넘쳐나고 통나물 시루처럼

완전히 쨈이 되어서 겨우겨우 지하철을 탔는데

이탈리안들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시끄럽다.

귀가 다 멍멍해지는 거다.

간신히 떼르미니역에 안착해서 exit  표지를 따라서

용케도 지하철역을 잘 빠져나오니 이틀만에

엄청나게 익숙해진 떼르미니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사람들은 또 바쁘게 또 한쪽으로는 급한 걸음으로

케리어 끌고 배낭을 메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근데 그 모습이 왜 그리 평화롭고 반가워 보이는지

아무래도 명동에서 바글거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시달리다가 갑자기 우리동네로 들어서서 느끼는

안도감이랑 비슷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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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하다.


아이쿠.

벌써 7시반이 넘었네.

7시 반전에 와야 저녁 준다는 룰이 있는 민박인데

저녁을 굶게 생겼다.

근데 지하철에이 아닌 지옥철에서 겨우 빠져나오다보니

긴장이 일시에 풀려서 눈앞이 뿌옇게되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밥을 준다고 해도 못먹을 지경이었다.


제니스는 내가 아무래도 안오길래 잡혀간 줄 알았단다.

그럴만도 하지 잃어버린 데다가 늦기까지 했으니.


근데 정신처리고 저녁밥 먹고나니 또다시 기운이

나는 것이다. (역시 대단한 체력이다.)

제니스와 서로 각자 돌아다닌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했다.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제니스는 조각품 파는 상점에서 유명한 조각가(?)한테서

해바라기를 선물로 받았다고 했다.

너무 멋졌다.


난 오늘 트레비 분수근처에서 어떤 소년이 뿌리는 페인트로

우주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는 광경을 보다가

어떤 프랑스 사람이 말을 시켜서 이야기를 한 에피소드를

말해 주었다.

자신을 저널리스트라고 소개한 그사람은 정말 한눈에도

저의가 심상치 않았다.

코리안 걸 뷰리플 어쩌고.

유아 뷰리퓰..

압구정, 남산타워.. 등등을 유창한 한국어로

이야기 하더니 자기랑 같이 스테이 하잖다.


((((미친놈 아니야!!!!!!!!!!)))))))))

속으론 기가 막혔지만 웃으면서 난 일행이 있고

그럴 생각 없다고 했더니 쓴 웃음을 지으면서

악수까지 떡하니 하고는 사라졌다.


(((((((((((((((((아이 짜증나.....................))))))))))))))))))))))))))

아무튼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이다.

가다가 넘어져서 코나깨지길.

한국여자가 그리 우습나. 기분이 별로 안 좋았다.


그래도 내가 누구냐.

힘들게 온 여행 그런 사람때문에 망칠 수 는 없는일

지나가는 에피소드 하나로 남기면 되지 생각한다.


아 참

빠뜨릴뻔 했다.

사람들 많이 안다니는 좁은 골목길을 오늘 좀 헤메고 다녔는데

괜찮은 슈퍼가있어서 들어갔더니

우리나라 백화점 식품코너에서도 보기 힘든 종류의

치즈랑 요커트 그리고 초콜렛에 즐비했다.

역시 난 먹는거에 넘 약하다.

한순간에 기분이 다시 업되어서 열심히 아이쇼핑하고

대따리 큰 요거트 한통 사서 퍼먹었더니 배도 부르고

행복감이 입에서 온몸으로 금새 퍼져나갔다.


이번 여행 나에겐 아무래도 식 도 락을 찾아서가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좋다.

지금 여긴 로마니까.

나는 지금 멀리 떠나왔다,고 다시 한번 주문을 외워본다.


- 로마에서 나무가 전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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