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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0일은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다.
1주년때는 프로포즈를 받았고, 2주년때는 특별히 기념하지 않고 지나갔다.
그런데 어제 신랑이 밤늦게 들어오면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옷방으로 쏙 들어가는 거다.
손에 뭐가를 들고서..
평소 같으면 침대에 누워 있다가. 여보야 왔어? 하면서 느릿느릿 일어나서 거실로 나가 맞이하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재빨리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나갔더니 신랑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그거 모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나에게, 기념일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던 나..
꽃을 내밀었다.

장미 살려고 하다가 내가 이거 좋아할거 같아서 이거 샀다면서 보라색에 꽃잎이 촘촘하고 향긋하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앙증맞은 꽃다발을 받으니 기분이 넘 좋고 얼떨떨했다.

" 우우웅.. 난 생각도 못하고 아무것도 준비 못했는데.."

미안하면서도 기쁘고, 아 우리가 만난지 벌써 3년이나 되었구나. 그 사이에 결혼하고 애도 낳고..
알차고 행복하게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늘 항상 로맨틱하기 보다는 과도하게 솔찍해서 내 맘을 서운하게 하기도 하는 내 남편, 하지만 오늘따라
이쁘다.

2008.04.30

- 나무, 행복한 -
Posted by a-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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