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


천사의시가 시작하는 하루


아침은 간단하게 올리브유로 노릇하게 구운 식빵에 딸기잼 발라 먹어. 커피를 곁들이기도 하지. 잠이 깨는데 여지 없이 좋아. 인생은 달콤해. 이 잼처럼 말야. 내가 농사지은 딸기로 잼을 수백병 만들어 쟁여 두고 먹고 있어. 단골 고객님들, 달코미 사랑님들이 원하면 팔기도하지.

버터를 올렸더니 풍미가 끝장이네. 기름진 것들에서 나오는 풍부한 스멜에 아름다움을 느껴봐.



커피는 잘 로스팅된 콩을 약탕기에 우려서 먹어. 뭐 이거참 색다르거든. 커피와 물의 중간지대랄까.



나의 일터는 딸기농장이야. 남편과 나는 딸기 농사를 지어. 겨울부터 봄까지 딸기가 수확되니까. 보통 사람들은 잘 몰라. 수확기가 아닌 계절에 딸기농부들의 하루하루를 말야. 사실 고백하건데 나도 마찬가지로 무지몽매했어. 적당한 노력으로 딸기가 나오는 줄 알았지. 뭐야. 지금 생각하면 낯이 부끄러워지네. 고급 포도주를 빚어내는 지난한 과정처럼 예민한 감각으로 컨트롤 되어야만 한알의 보석같은 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거든.

우리 딸기 농부들은 딸기씨에서 시작하진 않아. 그랬다간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거야. 딸기를 막바지 수확하는 봄이되면 딸기모종을 기르기 위한 밑작업을 들어가거든.



2 track 농사랄까? 스케줄 관리를 예술적으로 해내야해.
딸기수확을 하는 동시에 딸기 어미모를 받아서 화분에 심어 딸기 런너가 뻗어 나오길 기다리지. 딸기는 포기번식이 되거든. 런너 끝에 자묘가 조그마하게 생기거든. 뿌리촉이 나오면 딸기 모종판에 자묘를 하나하나 받아서 새빨간 핀으로 고정시키는거야.
그야말로 한땀한땀 농부의 손길이 가 닿지 않는 곳이 없어.


그렇게 받은 자묘들을 여름을 통과하면서 초가을이 올때까지 잘 뿌리내리도록 기르는거야. 옹골찬 아이들이 되도록 햋빛, 영양분, 수분을 적절하게 공급하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잎들도 따주어야하지. 만약 그중 하나라도 소홀하게 된다면 우량딸기모종은 물건너 간다는걸 우리 딸기 농부들은 알고 있어. 그래서 예민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기 보살피듯 키우고 있지 말야.
이렇게 딸기 모종을 기르는 방식은 유인모 방식이야. 어미모가 있고 거기서 런너를 통해 자묘가 연결되서 뻗어져나온 상태에서 딸기 모종을 길러내는 거지. 마치 탯줄에 연결된 아기들이 수만개가 한 하우스 안에서 크고 있는 거대한 인큐베이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꺼야.
어미모에서 영양분을 공급해 주니 자묘가 뿌리 내리기 수월하고 안정적으로 크게 되는 장점이 있는데 반대로 어미모가 어떤 결함이 있거나 병이 든다면 순식간 자묘들도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기 쉬워. 그러니 더 철저하게 소독하고 건강하게 키우려고 노력해야해.




위 사진에 보이는건 딸기 삽목모종을 키우는 방식이야.
유인모와는 달리 어미모를 따로 키워서 자묘를 받는 것이 아니라 딸기 수확을 마친 딸기받에서 뻗어져 나온 런너 끝에 제대로 뿌리촉이 나온 자묘를 싹뚝 잘라 채취해서 일일이 손질을 거쳐 하나하나 모종판에 꽂아 주는 방식이야. 중학교 입학하면서 기숙학교에 넣어지는 아이들과 비슷한 입장이야. 이미 어미모와 분리가 된 것이기에 뿌리가 모종판에 제대로 활착이 되어 살리려면 하우스 안에 습도를 90프로 이상 촉촉하게 유지하고 딸기 자묘 잎에 물기가 마르지 않도록 30분 단위로 물을 뿌려줘야해.
고된 부분이 있지만 요즘은 안개분사를 천정에 달아서 팔아프지 않게 자동으로 물을 천정에서 뿌려주는 방식도 있어. 올해는 직접 뿌리다보니 팔이 많이 아프네. 내년엔 안개분사 시설을 해야할까봐.




일하는 틈틈히 우리 하우스를 지켜주는 백구를 산책시키는 것이 나의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야.
하루에 한두번 녀석을 산책시키고 있어. 깔끔쟁이라 우리에서 용변 보기를 거부하거든. 산책길에 풀도 씹어 먹고 킁킁 냄새도 맡고 스트레스를 날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이 마음이 시원해진다니까. 머리가 비상한 백구는 사실 돌아온 탕자같은 아이야. 딸기농장이 개농장이 된 스토리는 너무 길어서 아래에 동영상으로 링크 걸께.

* 웃음주의*


https://youtu.be/FNmz8LAVxls





내가 키우는 고양이야. 이름은 미남이. 산책냥이라고 할까.마당에 풀어두면 온동네를 활보하고 댕기다가 식사때가 되면 들어와. 칭찬 받으려고 쥐나 두더지도 잘 잡아와. 그 작은 미물에겐 호랑이와 같지만 내겐 애교쟁이야. 우리 하우스에서 유기된 상태로 발견된걸 기른지 1년 다되어가는데
그사이 새끼를 6마리 낳았는데 5마리는 분양보내고
한마리만 남겼어.




미남이 새끼 호피는 어찌된 운명인지 지 엄마와 정반대로 사람손을 타지 않아서 내가 불러도 오지 않는거 있지.심지어 달아난다니까. 아무래도 내가 5마리 형제 자매들 분양시키느라 잡으러 다녀서 그런가봐.트라우마가 생긴거지. 입양간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받고 잘 크고 있는지 알면 마음이 바뀔텐데. 설명해 줄수가 없으니 대략 난감하네!




비오는 날이 많은 장마철이 잖아.요즘 ~ 짬뽕도 먹고 김치부침게도 해 먹었어. 남편이 요리를 잘해서
반죽을 해 놓으면 난 부치기만 하면 되더라구.
요리를 점점 못하게 되네 나는..요리의지 상실중 이랄까.




지난 5월 중순쯤 내가 키운 옥수수 모종을 옮겨 심은 밭인데 그사이 풀이 어마무시하게 자란거 있지.
잠령군과 맞서 싸우기엔 나의 전력이 미미해서 오늘 남편이 예초기 둘러메고 가서 잡초를 베어줬어.
고마운 일이지. 내가 하지 못하는 일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지 않도록 손을 써주었으니까.앞으로 한달안에 수확 가능할 것 같은데 시간내서 비료를 넣어줘야 할 것 같아. 옥수수 키우기 쉽다던데 내겐 크나큰 도전이네. 300평을 옥수수로 도배를 하고 말았으니 말야. 후덜...
그것도 모자라 나머지 300평에 옥수수씨도 넣어두었지. 가을에 수확할 요량으로! 브라보!만세!



오늘의 피날레는 정읍까지 가서 맞았네. 제대로된 외출이 없던 한달만에 자칭 바람난아지매들 만나러 출동했어.
정읍 고택에서 펼쳐지는 뮤지컬을 볼 기회가 생겼거든.
저녁으로 팥죽이 나오고 사진에는 없지만 연잎차도 마셨어. 신선이 다녀갈 법한 곳이더라구. 매년 봄 가을에 열리는 정기 공연 같은데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한여름에 하나봐. 객석엔 마스크 물결이 넘쳤고 여름밤의 온갖 풀벌레들이 찬조출연을 했어. 극의 제목은 <가인과 예가주> 인데 스토리와 무용이 한데 어우러져 여름밤을 기억에 남게 해주었네. 특별한 쉼을 위하는 시간을 갖기 위한 분들에 추천하고 싶어.

*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더니. 어렵게 다이어트로 뺀 살들이 다시 돌아 왔네. 열심히 일한다고 살빠지는건 아닌가봐. 좀 덜 먹어야겠어. 나의 입맛이 다시 가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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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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